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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의 詩心 世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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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72
  • 2026.07.31 12:06
 
 
본질은 꽃잎을 바꾸지 않는다
 
(수국 앞에서)
시인 이영하
 
밤새 별빛을 품었던 수국이
새벽 햇살을 만나
또 다른 빛으로 조용히 피어난다.
순백은 연둣빛을 지나
살구 빛으로 익어 가지만,
꽃은 한 번도 자기 자신을 떠난 적이 없다.
 
비는 꽃잎의 빛을 바꾸고,
바람은 계절의 이름을 바꾸지만,
뿌리는 한 번도 봄을 잊지 않는다.
 
사람은 세월이 흐르면 얼굴이 변하고,
생각도 환경도 조금씩 달라진다.
그러나 끝내 지켜야 할 것은
빛깔이 아니라 향기이며,
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수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은 긴 설교보다 깊었다.
꽃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본질 또한 버리지 않았다.
 
나는 오늘 수국 앞에서
나이를 먹는 법보다
나를 잃지 않는 법을 먼저 배운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계절은 바뀌어도 향기는 남는 사람,
색은 달라져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
한 송이 꽃으로 살아가고 싶다.
 
 
 
<시작 노트>
새벽 산책길에서 수국은 계절을 따라 조금씩 빛깔을 바꾸고 있었다. 순백은 연둣빛으로, 연둣빛은 살구빛으로 스며들었지만, 끝내 꽃은 꽃이었다. 변한 것은 색이었지 뿌리가 아니었다. 사람 또한 시대와 환경 속에서 수없이 변화를 겪지만, 끝내 지켜야 할 것은 이름도 직함도 아니라 자신의 본질이다.
 
말없는 수국은 오늘도 꽃보다 깊은 삶의 철학을 피워 올리고 있었다. 본 시인은 이 작품을 기존의 ‘수국의 색 변화’를 단순한 자연 관찰에서 끝내지 않고, 인간의 품격과 정체성, 시대 변화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할 가치를 상징으로 승화하려고 노력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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